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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수필

무엇인가 기념하기 위해 그리고 잊기 위해

 

담배를 피운지 어언간 2년이 되여 온다.

2008년 1월1일,학교 기숙사 복도창문가에서 내려다 본 2008년의 첫 겨울밤.

푸실푸실 날리는 희미한 눈속에서 희미한 가로등을 바라보며

저도 몰래 한모금 깊게 들이 킨 담배이다.

 

그날은 내 인생에서,아니 내가 지금까지 커오면서 제일 큰 결정을 내렸던 하루.

난 모든것을 걸고 한 녀자애를 사랑하기로 했던것이다.

하지만 타고 나면 재밖에 없는 담배처럼

나의 그 결정은 시작할때부터 언젠가는 타고 남아 바람에 날려갈 운명을 받았던것이다.

 

그후에 이것저것 많은 일도 있었고 물론 지금은 기억조차 어렴풋한 쓰거운 미소로 되였지만

울고 웃고 그것은 한낮 단순한 장난뿐으로 느껴졌을때

담배란 나에게 무엇인가를 잊기 위한 수단으로 되여버린것 같다.

 

무엇인가 기념하기 위해 담배를 피운다

무엇인가 잊기 위해 담배를 피운다

 

담배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의 뼈속깊이 인이 박히게 하였다.

그러므로 나도 어느날부턴가 무엇인가를 기념하기 위해 그리고 무엇인가를 잊기 위해

담배를 피우게 되였고 또 그것이 무서운 담배인처럼

나의 괴로운 습관으로 되여버렸던것이다.

 

하지만 이상하다.이상하지 않을수 없다.

무엇인가를 기념하기 위해 피운 담배라지만

가엷게도 기억에 남지 않고

무엇인가를 잊기 위해 피운 담배라지만

미치도록 기억에 지워지지 않는것.

그래서 사람이란 참 아니 된 존재인듯 싶어진다.

 

이제 그 힘들던 결정도 다 타버려 날려지고

이제 그 누구에 대한 기억도 사라져 가는데

나도 담배를 끊어야 할 시간이 된듯 싶다.

 

그동안 무엇인가를 기념하기 위해 그리고 무엇인가를 잊기 위해

너무도 분주하게 바보처럼 자신을 괴롭힌것 같다.

정말 바보처럼.

 

하지만 도무지 끊어지지 않는 담배.

내가 취약해서 일가?

아니면 나란 사람이 또 새로운 무엇인가에 대한 기념과 잊음을 위해

메마른 연기속에 갓 돋아난 나의 모습을 태워버려야 하는 원인일가?

 

모든게 간단하지만 난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을뿐이다.

 

Rino Kim(김혁),2009/09/26,In Shenzh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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