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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어느 가을밤 나는

     어제 혼자서 술을 마시고 비칠비칠 길을 건느는데 바람같이 지나가던 자동차의 귀를 째이는듯한 급정거소리가 들렸다.아찔하던 그 순간,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눈앞에 그녀가 나타났다.그리고 온몸이 사르르 가벼워지며 추어졌다.그녀는 웃고 있었다.봉선화같은 순수한 미소로 웃고 있었다.나를 보고 웃는걸가?아니다.분명 그녀는 나를 보고 웃는것이 아니다.하지만 그녀는 웃고 있다.내가 잊어버렸던 그녀의 미소를 하필이면 이 순간에 다시 떠올린다는것이 무엇때문일까?

     었다.하지만 짜증은 나지 않는다.그녀는 웃고 나는 추워서 떨고 있었다.그녀를 다 잊은줄 알았는데 나는 그녀를 잊는다는 이유로 그녀를 기억했는가 보다.

     술 취한 가을 밤,나는 길바닥에 누워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하늘의 별을 세기 시작했다.피가 흐른다.눈앞이 흐려진다.나에겐 아픔이란 잊어버린 추억으로 되였다.웃고 있던 그녀가 어깨를 돌려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눈물이 났다.눈물이 났다.
     씨발,나 차에 치웠잖아.근데 왜 아프지 않은거지?
     누군가 나의 눈물을 닦아주고 있다.
     아,더 추워진다.나는…
     하늘을 바라보며 별을 센다.
     그런데,그녀는 별이 되여 사라지고 있었다.

 

 

ⓒ글/김혁 Nov 7,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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